[발언문] ‘3.3 프리랜서’는 노동자의 이름과 권리를 회복할 노동자입니다. <3.3 프리랜서 정책발표 기자회견>
‘3.3 프리랜서’는 노동자의 이름과 권리를 회복할 노동자입니다.오늘 기자회견에 참여해주신 언론노동자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기자회견 제안단체로서 여는말을 맡은 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 정진우입니다. 대선시기에 정책요구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은 곳곳에서 흔하게 열립니다. 이곳 기자회견도 그중 하나입니다만, 어떤 이들의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지 적혀 있는 제목이 다소 독특하다고 느낀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기자회견으로 발표할 내용을 준비하며 가장 어렵게 오랜 시간 논의해 채택한 것이 바로 오늘 회견의 제목입니다. 기자회견의 취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질문을 드려볼까 합니다. 오늘 회견 무대에 나서 발언하는 당사자들을 포함해 다음과 같은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폭우로 재난경보 중에 고객에게 물품을 배송하다 수해로 사망한 쿠팡 카플렉서. 연례행사로 작성되는 퇴직금 포기각서에 사인하지 않아 해고당한 물류센터 내근직. 교통사고 현장에서 일하다 맨홀에 빠져도 산재보상 받지 못하는 교통사고 조사원. 20년 넘게 일한 일터에서 정년 앞두고 사업소득자로 바뀌어 퇴직금을 받지 못한 봉제공장 직원. 프리랜서 계약서를 썼다고 근로기준법 없이 일하다 해고예고와 퇴직금 없이 쫓겨난 게임테스트 업체의 청년들. 4개월 동안 업무에 투입된 회사에서 임금체불 사태가 발생하니 원래 고용관계가 아니었다는 답변을 받게 된 7명의 소프트웨어 개발팀. 비율제로 임금 받아왔다고 퇴직금 대상 근로자가 아닌 취급당한 필라테스 강사. 불법하도급 업체의 횡포로 10일은 근로소득자로 신고되고, 나머지 일수는 사업소득자로 처리되는 아파트공사 마루시공자. 권리찾기유니온의 공동법률구제에 참여한 당사자이거나 언론보도에 협력한 사건들입니다. 이외에 커피숍의 카운터, 편의점 알바, 음식점의 서빙과 조리사, 각종 학원강사, 네일아트스트와 미용사, 마트의 판매직, 콜센터 아웃바운드 담당자, 중소기업의 사무직 직원은 4대보험 미가입 실태조사에서 흔하게 취합되는 직업군입니다. 이들이 처한 현실을 고발하고, 이들의 권리 보장을 효과적으로 주장하려면 그에 걸맞은 적절한 이름이 필요합니다. 프리랜서라는 명칭이 곧잘 사용되나 근로기준법이 보장되지 않는 노동자라는 편견이 작동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커피숍과 음식점 같은 평범한 업종에서는 그런 계약서를 쓰지도 않고, 그리 불리지도 않습니다. 이들의 노동 현실을 들여다보면, 직장 4대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채 3.3% 사업소득세가 원천 징수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의 숫자는 국세청의 최근 발표기준으로 862만 명으로 집계됩니다. 익숙함과 현실성을 반영해 조합한 이름이 바로 ‘3.3 프리랜서’입니다. 3.3은 소득세의 위장을, 프리랜서는 계약 형식의 위장을 지칭합니다. 노동의 권리로 표현하면, 4대보험의 회피와 근로기준법의 미적용입니다. 이름 부르기의 왜곡과 혼란을 넘어서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의 이름과 권리를 빼앗긴 노동자. 그래서 오늘 회견에 참석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최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제하고 경청해주십시오. 모두가 하나하나 특별한 존재이지만, 우리가 노동하는 직업의 본질은 그다지 특별할 게 없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사업에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아 생활합니다. 기자회견을 준비한 단체들은 ‘3.3 프리랜서’의 정책요구안을 집약하며 ‘노동자 추정제도의 도입’을 첫 번째 과제로 제시합니다. ‘3.3 프리랜서’와 같은 별칭을 넘어 노동자의 이름과 지위를 온전히 회복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대안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위험하게 일하는 직업의 노동자가 오히려 산재보상에서 제외되는 비참한 실상에 귀를 기울이면, 직업의 차별 없는 4대보험 전면시행이 정확한 대안이자 시급한 과제임에 공감할 것입니다. 3.3을 떼거나 프리랜서 계약서를 작성한다고 노동자성이 함부로 부정당하는 상황에 제동을 걸기 위해 미룰 수 없는 과제는 행정의 개혁입니다. 법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근로기준법 없이 사업하는 위장 고용이 모든 산업으로 확산됩니다. 낙후된 행정기관의 무책임한 대응이 이를 방조합니다. 고용행정에서 세무행정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인 임무를 제시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요구합니다. 적정한 임금의 보장과 산업안전은 물론이고, 임금체불과 계약위반에 대응하는 가장 기초적인 국가의 역할이 사라져 버린 시공간에서 우리의 외침을 전합니다. 노동권이 행방불명된 차별지대에서 천만의 노동자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소중한 노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어떤 나라로 나아갈 것인지, 변화를 선택하는 시간입니다. ‘3.3 프리랜서’는 사회적 연대의 힘으로 노동자의 이름과 권리를 회복할 노동자입니다. 모두의 권리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주인공이 되어주십시오. 고맙습니다. 글 정진우 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 ━━━━━━━━━━━━━━━━━━━━━"3.3 프리랜서" 노동권 보장을 위한21대 대선 정책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 일시 : 25.5.14(수) 11시○ 장소 : 강북노동자복지관 201호○ 주관 : “3.3 프리랜서” 노동권 보장 네트워크○ 제안 : 권리찾기유니온, 방송작가유니온, 청년유니온,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공동주최 :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9호선지부, 광주청년유니온, 금속노조 서울지부 수입자동차지회,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SK쉴더스노동조합, 민주노총 서울본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동지역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울남동지역지부 아이코리아지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삼성에스원노동조합,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노조 KSNET지부, 전국사무금융노조 삼성화재애니카지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국성교육활동가협회(준),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화섬식품노조 대현지회, 전국사무금융노조 한국오라클지부 <기자회견 순서>○ 여는 발언- 정진우(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 : ‘3.3 프리랜서’는 노동자의 이름과 권리를 회복할 노동자입니다.○ 당사자 발언- 김인식(삼성화재애니카지부 지부장) : 직업의 종류 차별 없이 모든 노동자에게 4대보험을!- 박선영(방송작가지부 수석부지부장) : 잔인한 평화에 안주하는 노동청, 방송작가 패싱이 당신들의 지침입니까?- 이한(전국성교육강사협회(준) 공동대표) : 제도 밖에 놓인 프리랜서 노동의 현실- 이창배(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 : 대리운전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 보장하라!○ 정책요구안 발표 : 남우근(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이슈]
정진우
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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