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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짜 3.3 위장고용, 끝까지 책임을 물으려면 <매일노동뉴스 연재> | 칼럼

  • 정진우
  • 2026-10-22 10:07
  • 83회

 

23일은 ‘근로기준법 102조의2’가 시행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근로조건 보호를 위해 고용노동부가 국세청의 소득세 관련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지 1년이다. 고용된 노동자를 사업소득자로 위장하는 이른바 ‘가짜 3.3’ 수법이 대대적으로 적발될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졌다.

 

필자 또한 “10월23일, 오늘 이후가 두려운 3.3 사업주에게”라는 칼럼에서 3.3 노동자를 사용하는 사업주들의 합리적인 우려를 언급했다. 위장고용을 근절할 실질적인 계획이 없다면 사업주들의 혼란만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사업주들이 우려했던 정부의 대응이 현실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가짜 3.3 기획근로감독을 실시해 72개 사업장에서 1천70건을 적발했다. 4대 보험 직권가입과 과태료 부과 등을 예고한 보도자료의 제목은 ‘가짜 3.3 위장고용, 끝까지 책임 묻는다’였다. 정부는 정말로 가짜 3.3 위장고용의 ‘끝’까지 책임을 묻고 있을까. 실제 노동현장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을까. 먼저 사업주들의 반응부터 살펴보자.

 

사업주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A카페’에서 ‘3.3’ 관련 게시글 추이를 살펴봤다. 법 시행 전후 1년을 비교하니 ‘3.3’을 언급한 게시글은 두 기간 모두 1천150개로 묘하게 같았다. 소득세 처리 방법을 묻는 글부터 정부의 단속을 경계하는 글까지 다양했다. ‘3.3’과 ‘단속’을 함께 언급한 글은 2.8배, ‘가짜 3.3’을 언급한 글은 1.6배 늘었다. 반면 ‘노동부’가 포함된 글은 59%로 줄었다. 댓글에서는 사업주들의 달라진 인식도 엿보인다. 3.3%로 처리해도 법적 책임을 지울 수 없다는 진단이 대세다. 퇴직금은 물론,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지 않으면 탈이 날 수 있다는 애정 어린 조언도 나온다.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채용공고다. 채용공고를 가짜 3.3 적발의 공개 통로로 활용하자는 제안은 이미 오래전에 노동부에 전달됐다. 알바몬 등 구인 사이트에는 여전히 ‘3.3% 공제’를 내건 광고가 넘쳐난다. 반대로 ‘3.3 공제 없음’을 제목에 넣은 공고도 눈에 띄게 늘었다. 3.3 계약이 만연한 현실에서는 위장고용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조차 채용 경쟁력이 되고 있다.

 

정부기관 간 협력을 뒷받침하는 법이 시행되고,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요란하지만 가짜 3.3 시대는 계속된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얼마 전 가짜 3.3 법률구제에 참여하고 있는 당사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국내 대표 신용카드 기업에서 13년간 일해온 3.3 노동자가 사측의 위장고용과 근로기준법 위반을 제보한 사건이다. 노동부는 이들의 제보를 토대로 근로감독을 실시했고, 제보 내용은 사실로 확인됐다. 지난한 과정을 거쳐 이들은 마침내 근로자성을 인정받았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노동자가 아닌 것으로 취급받으며 겪은 불이익은 근로감독 결과만으로 자동 회복되지 않았다. 같은 사업장에서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이 권리를 구제받으려면 노동청에 별도로 진정을 제기해야 한다. 계약해지를 당한 이들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거쳐야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 동료들을 찾아 권리 회복의 길을 안내하는 일까지 앞장서 문제를 제기한 이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

 

용기를 내 부당한 현실을 고발한 이들이 직접 증거를 추려내고 이중·삼중으로 사측과 다퉈야 한다. 이들은 왜 방치된 채 외롭게 싸워야 하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성토한다. 국가가 피해 노동자의 권리를 끝까지 회복하도록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큰 울림으로 전해졌다.

 

가짜 3.3 시대를 끝내기 위한 새로운 시작으로 산업별 전수조사 방안을 정부에 전달한 지도 1년이 됐다. 제보 당사자뿐 아니라 위반 사업장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함께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국가가 끝까지 책임져야 할 임무다. 정부와 지자체, 법률단체, 당사자조직이 참여하는 통합 권리찾기센터는 문제 해결의 시작부터 끝까지 아우르는 조직적 대안이 될 수 있다.

 

가짜 3.3을 적발했다고 홍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위장고용으로 침해된 권리를 회복하고, 노동자가 홀로 싸우지 않도록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정부가 약속한 ‘끝까지 책임’은 바로 거기에서 완성된다. 책임을 다해야 할 이들에게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준엄한 촉구가 되기를 바란다.

 

[사진] 실내건설 노동자 권리찾기 안내 선전명함

 

글

 정진우 

권리찾기전국네트워크지원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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