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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문] 하신아(웹툰작가) <근로기준법 전면적용 공동기자회견> | 이슈

  • 하신아
  • 2025-06-20 13:15
  • 87회

 

웹툰 업계에서 12년간 작가로 일한 노동자, 웹툰노조위원장 하신아입니다.

 

오늘 우리 웹툰 노동자 중 가장 대접받지 못하는 스탭작가들 사례를 이야기하겠습니다. 월 30만원 50만원 받으며 일했다는 사례들이 노조에 부지기수로 접수되고 있습니다.

 

이 분들은 왜 그걸 참았을까요?
본인이 최저임금의 대상이 된다는 것도 아예 모르고, 원래 웹툰업은 이렇다 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배워서 메인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 때문입니다.

 

이러다가 부당해고를 당했는데 고용노동부에 찾아갔더니 프리랜서 끼리의 계약이라며 아무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한 사례가 있습니다. 한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에 출퇴근을 해 왔는데 나는 왜 노동자가 아니란 말인가? 분통이 터졌답니다. 그분의 직장은 5인 미만 사업장이었고, 그 스튜디오의 대표는 그분을 프리랜서 대 프리랜서 즉 가짜 3.3으로 계약한 거죠.

 

완전히 산업 혁명 시대 상황입니다.

 

얼마 전 같은 스탭 작가로서 월 120 정도를 버시다가, 누구나 부러워하는 플랫폼 직계약 작가가 된 분을 만났습니다.
힘들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정도일거라는 생각을 못 했다고 하시더라구요. 많은 걸 바라지 않았다.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고 같이 울다가 왔습니다. 그냥 월에 이백 정도 벌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불가능한 구조라구요.

 

막상 뛰어들어 보니 스탭을 안 쓸 수가 없고, 스탭들을 착취하지 않으니 본인이 한 달에 50만원 남는답니다. 이건 스탭들 직고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제작비 부담을 모두 작가에게 떠넘깁니다.

 

자연스럽게 메인 작가는 스탭 작가들을 착취하게 됩니다.
염전 노예가 성공하면
염전 사장이 되어야만 하는 체제입니다.

 

실제로 작품을 생산하는 창작노동자들은 어떻게 해도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왜?

 

우린 노동자가 아니랍니다.
공짜로 일하고, 사고가 나도 보호받지 못하며, 부당한 임금체불과 착취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웹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창작노동, 예술노동이 그런 상태입니다.
사회는 우리보고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참으랍니다.

 

회계사가 숫자를 좋아하면 돈 안받고 일합니까?
정말 이상한 말입니다.

 

우리는 더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과로로 자기 방에서 조용히 죽어넘어가는 동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끔찍한 일들이 많지만 보여질수가 없단 말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이 차별과 착취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모든 노동자가 동일한 노동권을 보장받아야 합니다. 

 

대통령께 강력히 촉구합니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와 3.3 노동자들을 차별하는 유예 조치를 즉각 철폐하고, 노동자 추정제도를 도입하여 노동자의 이름으로 권리를 인정해 주십시오!

 

우리 노동자들은 이 땅에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존엄하게 일할 권리가 있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힙니다.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은 새로운 나라로 나아가는 출발점입니다.

 

감사합니다.

 

 

 하신아 

웹툰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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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 전면적용 공동기자회견(2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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