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 보장하라!
저는 12년차 대리기사입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던데 대리기사의 콜당 보수는 오히려 10년 전보다 하락했습니다. 2025년 조사에서 확인된 대리기사 평균시급 8,560원 한 시간 일하면 국밥 한 그릇은 맘 편히 사 먹을 수 있어야 하는데 10년 전이나 변함없는 대리운전운임은 가파르게 오른 생활물가로 인해 오히려 삭감됐습니다. 가계와 기업들이 지출을 줄이고 자영업자 20만명이 줄폐업을 하는 불경기로 콜은 줄고 대기시간은 늘어나고 마음은 타들어갑니다. 최저임금도 안 되는 소득으로 낮에 투잡을 뛸 수밖에 없어 밤낮으로 달리다 보면 졸음운전에 주의력 감소에 사고 위험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리기사의 노동은 사회 안녕과 시민의 일상을 보호하는 일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리기사는 코로나 시기 필수노동자라는 별칭을 갖게 되었지만 오히려 밤의 유령으로 불리던 코로나 이전 시기가 나았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삶을 지키려면 최소한 최저임금은 보장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대리기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서 최저임금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노동과 노무제공자의 노동에 아무 차이도 없는데 말입니다. 임금과 운임은 또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아무 차이도 없습니다. 그런데 왜 대리기사는 최저임금을 적용받을 수 없을까요. 미스테리한 일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최저임금은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헌법적 권리입니다. 우리가 하는 노동과 근로자의 노동이 아무 차이가 없는데 특고, 플랫폼, 프리랜서라는 멍에가 씌워지면 차별과 배제가 뒤따릅니다. 플랫폼 기업과 투자자들은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챙기고 플랫폼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한 질주를 강요당합니다.
과로와 각종 안전사고로 매년 1천여명의 대리기사가 일하다 다쳐 산재신청을 하지만 최저임금 이하의 휴업급여로는 도저히 가족을 돌볼 수 없어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운전대를 잡기도 합니다. 이러한 근무 조건에서는 대리기사는 물론 시민의 안전도 위험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헌법 제32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지며, 국가가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을 증진하고 적정임금을 보장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최저임금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헌법 조문 어디에 특고플랫폼프리랜서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얘기가 있단 말입니까?
플랫폼노동자는 최저임금 적용이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뉴욕시는 플랫폼으로 일감을 받는 배달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대리기사 28만명과 이용 시민 8천만 명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면 건별 시간당 공정운임을 얼마든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이를 법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마땅히 보장해야 할 헌법의 권리를 차별하고 배제한다면 내란을 종식하고 민주주의를 지킨 광장의 목소리를 배반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세상을 향한 광장의 외침은 차별과 억압을 끝내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차기 정부는 무엇보다 모든 일하는 국민에게 차별 없는 최저임금제 시행을 약속하고 이행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글
이창배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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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프리랜서" 노동권 보장을 위한
21대 대선 정책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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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5.5.14(수) 11시
○ 장소 : 강북노동자복지관 201호
○ 주관 : “3.3 프리랜서” 노동권 보장 네트워크
○ 제안 : 권리찾기유니온, 방송작가유니온, 청년유니온,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 공동주최 :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9호선지부, 광주청년유니온, 금속노조 서울지부 수입자동차지회,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SK쉴더스노동조합, 민주노총 서울본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동지역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울남동지역지부 아이코리아지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삼성에스원노동조합,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노조 KSNET지부, 전국사무금융노조 삼성화재애니카지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국성교육활동가협회(준),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화섬식품노조 대현지회, 전국사무금융노조 한국오라클지부
<기자회견 순서>
○ 여는 발언
- 정진우(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 : ‘3.3 프리랜서’는 노동자의 이름과 권리를 회복할 노동자입니다.
○ 당사자 발언
- 김인식(삼성화재애니카지부 지부장) : 직업의 종류 차별 없이 모든 노동자에게 4대보험을!
- 박선영(방송작가지부 수석부지부장) : 잔인한 평화에 안주하는 노동청, 방송작가 패싱이 당신들의 지침입니까?
- 이한(전국성교육강사협회(준) 공동대표) : 제도 밖에 놓인 프리랜서 노동의 현실
- 이창배(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 : 대리운전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 보장하라!
○ 정책요구안 발표 : 남우근(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