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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문] 제도 밖에 놓인 프리랜서 노동의 현실 <3.3 프리랜서 정책발표 기자회견> | 이슈

  • 이한
  • 2025-05-16 12:28
  • 182회

 

‘3.3 프리랜서’는 노동자의 이름과 권리를 회복할 노동자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전국성교육강사협회를 만들고 있는 성교육 활동가 이한입니다. 

 

여러분들은 성교육을 받았던 기억이 나십니까? 아마 많은 분들께 까마득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최근 뉴스를 장식하는 각종 성 관련 사건을 보며 성교육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저는 2019년, 우리사회를 경악하게 했던 이른바 ‘n번방 사건’을 접하고, 이런 문제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성교육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이후부터 초중고를 비롯 성인과 양육자 대상으로 다양한 성교육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성교육은 단지 정자, 난자 이야기만 하는 교육이 아닙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이해하면서 서로 다른 존재가 어떻게 행복하게, 다정하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배우는 교육입니다. 

 

이렇게 중요하고 필수적인 교육인데 저는 쉽게 주변 동료들에게 ‘같이하자’라고 이야기 할 수가 없습니다. 이곳이 너무나 불안정하고 위태롭기 때문입니다. 저는 당장 이번 달에만 8개의 강의가 교육요청 기관 사정에 의해 갑작스레 취소되는 일을 겪었습니다. 교육 건건이 계약서를 쓰지도 않기에 갑자기 붕 떠버린 시간과 사라진 강사비는 고스란히 제 몫입니다. 괜히 볼멘소리라도 했다가 다음 강의마저 끊겨 버릴지 몰라 그저 웃으며 ‘다음에 또 찾아주세요’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나마 이런 경우는 큰 ‘탈’이 있었던 건 아니기에 성교육자들 사이에서는 문제로 치지도 않습니다. 한 동료 성교육자는 일부 극단적인 종교계에서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타겟이 되어 민원 폭탄에 교육 취소 통보를 받아야 했습니다. 가까운 동료는 교육 중 날아오는 텀블러를 피해야 했고 저도 어떤 교육 참여자에게 멱살 잡힌 썰을 동료들과 쓰게 웃으며 나누고는 했습니다. 

 

백번 양보해, 사실 그럴 수 있습니다. 문제는 꼭 있기 마련이니까요. 제가 가르치는 성교육 내용에도 있습니다. 세상에 문제 없는 조직은 없다. 근데 더 큰 문제는 이게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부당한 일을 겪어도, 그 부당함을 말할 곳이 없습니다. 말해도 어디 하나 책임지거나 변화를 만들고자 발벗고 나서는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꾸만 빛나는 성교육자들이 소진되어 현장을 떠납니다. 안전한 곳을, 안정된 환경을 찾아 떠나는 동료들을 붙잡을 만큼 아직 뻔뻔하지는 못해서 이렇게 단체를 만들고 기자회견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성교육, 정말 잘 하고 싶습니다. 뉴스만 틀면 성폭력, 성차별 사안이 쏟아져 나오지 않습니까. 이를 해결하려면 성교육,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 교육 챗GPT가 저절로 해주지 않습니다. 성교육자들이 한땀한땀 빚어 만들어야 가능합니다. 이 성교육자들의 존재를, 우리의 노동권을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이한 

전국성교육강사협회(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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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프리랜서" 노동권 보장을 위한

21대 대선 정책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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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5.5.14(수) 11시
○ 장소 : 강북노동자복지관 201호
○ 주관 : “3.3 프리랜서” 노동권 보장 네트워크

○ 제안 : 권리찾기유니온, 방송작가유니온, 청년유니온,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 공동주최 :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9호선지부, 광주청년유니온, 금속노조 서울지부 수입자동차지회,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SK쉴더스노동조합, 민주노총 서울본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동지역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울남동지역지부 아이코리아지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삼성에스원노동조합,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노조 KSNET지부, 전국사무금융노조 삼성화재애니카지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국성교육활동가협회(준),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화섬식품노조 대현지회, 전국사무금융노조 한국오라클지부

 

<기자회견 순서>
○ 여는 발언

- 정진우(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 : ‘3.3 프리랜서’는 노동자의 이름과 권리를 회복할 노동자입니다.
○ 당사자 발언
- 김인식(삼성화재애니카지부 지부장) : 직업의 종류 차별 없이 모든 노동자에게 4대보험을!
- 박선영(방송작가지부 수석부지부장) : 잔인한 평화에 안주하는 노동청, 방송작가 패싱이 당신들의 지침입니까?
- 이한(전국성교육강사협회(준) 공동대표) : 제도 밖에 놓인 프리랜서 노동의 현실
- 이창배(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 : 대리운전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 보장하라!
○ 정책요구안 발표 : 남우근(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