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가짜 3.3 노동자의 날" 기념식
현장활동 응원상
시상 : 장혜영(국회의원, 기획재정위원회)
사진 : 노동당 유용현
수상 : 최태경(경남CBS 아나운서)
<수상 소감>
5월 1일 노동자의날이 되면 저는 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노동자인가, 아닌가’
방송계에 첫 발을 뗐던 1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저는 가짜 3.3 노동자로, 무늬만 프리랜서로 살아왔습니다.
뒤집어 보면‘저는 가짜 3.3 노동자입니다’라고 말하기까지 10여 년이 걸린 것인데요.
그만큼 저는 소심하고 겁이 많은 편입니다.
스스로도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물론, 투쟁까지 하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수상 소식을 듣고 제가 지금까지 싸워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제가 이루고 싶은 꿈, 그리고 제가 되찾고 싶은 권리’가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짐작해왔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 용기의 원동력은 ‘응답’이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목소리를 냈을 때, 그 목소리에 응답해준 분들이 제 용기의 원천이었습니다.
노무법인 돌꽃의 김유경 대표노무사님과 김기홍 노무사님,
그리고 복직 이후 본격적인 투쟁에 연대해주신 경남CBS아나운서 정상적 원직복직을 위한 대책위원회, 그리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저를 믿고 지지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오늘 제게 주신 이 상의 주인공들이십니다.
투쟁이 계속 될수록 이 분들께 감사를 너머 존경에 가까운 감정이 듭니다.
험준한 산을 처음 오르는 사람과 함께, 눈보라를 헤치며 산을 오르는 셰르파처럼
누군가의 권리를 되찾아주기 위해서 자신의 삶의 일부를 내어주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마음의 깊이를 도저히 가늠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마음을 받고 느끼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저는 정말 행운아라는 사실과,
제가 받은 마음을 산을 오르게 될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진다는 것만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한 방울 한 방울의 물이 모여서 물줄기가 되고, 도도히 흐르는 강이 되고, 드넓은 바다로 흘러가듯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마음으로 시작된 많은 분들의 도움과 희생과 연대가,
가짜 3.3 노동자의 권리를 되찾는 변화의 물꼬를 틀 것이며,
이는 거스를 수 없는 물줄기가 될 것입니다.
저는 이 흐름에 몸을 맡기되,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제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오늘 주신 상을 통해 더 용기를 내고, 연대해주시는 많은 분들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분들과 함께 멈추지 않고 흘러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일할 때는 정규직처럼 복직하니 프리랜서??
경남CBS는 정규직 복직 이행하라!!
부당해고 복직하니, 유령취급 따돌림
인권침해 경남CBS 규탄한다!
“가짜 복직을 넘어 진짜 방송노동자의 권리로”
I. 활동 경과
(2019.04.01.~2021.12.31) 2년 8개월간 경남CBS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근무
(2021.12.31) 해고
(2022.02.28)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 접수
(2022.05.26)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 개최, ‘인용’판정
(2022.07.07) CBS,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
(2022.09.30)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 개최, ‘원심 유지’판정
(2022.10.04) 경남CBS로 ‘프리랜서’ 복직
(2022.11.10) CBS본사 앞에서 정상적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
(2022.11.17) CBS, 행정소송 제기
(2022.12.20) ‘방송 노동자들의 외침 외면하고 회피하는 노동청, 노동위원회, 검찰 무엇이 문제인가’ 노동행정고발토론회 개최
(2022.12.26) 경남CBS 앞에서 정상적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
(2023.01.25) CBS본사-경남CBS 규탄 릴레이 1인시위 시작(~2023.03.31.까지)
II. 경남 CBS의 아나운서 꼼수 원직복직 규탄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일 시킬 땐 정규직처럼, 복직시킬 땐 프리랜서로,
꼼수 원직복직 CBS 규탄한다!
최근 방송 제작 현장의 ‘무늬만 프리랜서’들에 대하여 노동위원회, 법원, 고용노동부 등이 잇따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것은 상식적이고 시대적인 흐름이다. 그런데 노동자들의 저항이 거셀수록, 그들이 원래부터 형식적으로 프리랜서 계약서에 서명했더라도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았어야 할 근로자가 맞다고 법이 인정할수록, 사용자 방송사들은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이에 맞서고 있다.
지난해 말 고용노동부가 지상파 방송 3사 방송작가들에 대한 근로감독을 펼친 결과 152명에 대하여 근로자성을 인정하였으나 이들 중 원래 맡았던 작가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면서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들은 소수다. MBC 보도국에서 10여 년간 무늬만 프리랜서로 일하다가 방송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노동위, 법원에서 근로자성을 인정받고 회사로 돌아간 2명의 작가들은 ‘방송지원직’이라는 신설 직군으로 복직되면서 이전보다 근로조건이 저하되었다. KBS전주총국으로 복직한 또 다른 작가 역시 사용자 방송국과의 지난한 복직 협상 끝에 결국 작가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자리로 복직했다.
그리고 이보다 더욱 비상식적이고 왜곡된 방식의 ‘꼼수 원직복직’이 벌어졌다. 기독교 방송인 CBS는 경남CBS에서 2년 넘게 일하다 해고당한 아나운서가 노동위원회에서 근로자성을 인정받아 복직하는 과정에서 ‘프리랜서’로 복직할 것을 명령했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모두 최 아나운서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며, 만 2년을 넘게 근속하였으므로 이미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음을 분명히 인정하였다. 따라서 CBS는 최 아나운서를 ‘정규직 아나운서’로서 복직시켜야 마땅하다.
회사는 노동위원회 규칙을 거론하며 ‘부당해고 이전의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원직복직이므로 프리랜서로 복직하여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면서 복직한 최 아나운서의 근로계약서 작성 요구를 공식 거부했다.
노동위의 ‘원직복직 명령’은 정규직 신분으로서 원래의 직무를 수행하게 하라는 의미이지, 노동위원회의 근로자성 인정 판단이 있기 전으로 시계바늘을 돌려놓으라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어쩌면 CBS의 이러한 비상식이고 편법적인 대응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CBS는 최 아나운서를 해고하는 과정에서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2년 넘게 근무한 비정규직의 향후 법률 대응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아나운서의 복직 이후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아전인수격 법 해석도 모자라 노동위에서 두 번이나 근로자성을 인정받고 회사로 돌아간 최 아나운서의 근로조건을 노동위 다툼 이전보다 저하시키며 직장 내 괴롭힘마저 자행하고 있다.
최 아나운서는 프리랜서 시절 정규직과 사전 협의하기만 하면 휴가를 다녀올 수 있었지만 복직 이후에는 특별히 허용되는 사정에 한해 대체 근무자를 구해야만 휴가를 갈 수 있다고 통보받았다. 정규직 근로자가 의무 참석해야 하는 오전 직원예배에 참석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문서를 전달받았고, 프리랜서 시절의 고정석은 사라졌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요청은 간단히 무시당했다. 무엇보다 ‘정규직과의 유기적 협업’이라는 근로자성 인정 징표를 없애기 위해 최 아나운서와의 물리적 접촉마저 최대한 회피하는 웃지 못 할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측의 실소를 금치 못하게 만드는 시도들은 모두 노동위에서 근로자성을 판단함에 있어 주요한 근거가 되었던 지점들을 삭제하려는 시도임이 명백하다. 그러나 아무리 회사가 뒤늦게 최 아나운서의 근로자성을 지우려는 시도를 한들 이미 지노위, 중노위에서 연이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맞다고 인정받은 최 아나운서를 이제 와서 사측 맘대로 프리랜서로 둔갑시킬 수 없다.
무엇보다 초심 경남지노위, 중노위의 판정문은 최근 몇 년간 방송 제작 현장의 무늬만 프리랜서 노동자성 인정 사건에서 도출된 그 어떤 판정문보다 완벽하게 근로자성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이 제시한 근로자성 인정의 핵심 판단 징표는 물론 부수적 징표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열거하면서 모든 징표에 비춰볼 때 최 아나운서가 비록 프리랜서로 수년간 위장되었지만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CBS에 요구한다. 이제라도 두 차례의 노동위 판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의적 해석에 의한 편법적, 꼼수 원직복직 대신 최 아나운서를 정규직 아나운서로 당장 복직시켜라! 현재 CBS가 최 아나운서를 프리랜서로 복직시킨 뒤 벌이는 모든 행위들은 각종 노동관계법령 위반 행위이자 정론직필 방송사임을 강조해온 CBS가 사회적으로도 지탄받아 마땅한 악질적 시도들이다.
노동위원회에도 요구한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CBS가 초심 구제명령을 성실히 이행하였는지 여부를 형식적으로 확인하였고, 프리랜서로 원직복직시켰다는 사실을 인지한 이후에도 이미 이행여부를 판단한 이후라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다시 ‘선례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방송 제작 현장 프리랜서들의 노동자성 인정 사례가 쏟아지고 있는 시대적 흐름을 고려하여 원직복직 이행 여부를 판단하라!
방송 제작 현장의 ‘무늬만 프리랜서’들이 법률 투쟁 끝에 회사로 돌아가는 과정마저 ‘무늬만 원직복직’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최 아나운서의 정상적인 복직이 이루어질 때까지 연대하는 모든 단체들은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다!
2022년 11월 10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돌꽃노동법률사무소,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방송스태프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경남청년유니온,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III. 경남CBS 부당해고 사례(2021.12.20. 국회토론회 현장증언)
1. 경남CBS 해고 전(2019년 04월~2021년 12월)
저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총 7년 4개월을 CBS에서 프리랜서로 일했습니다. 부산CBS에서 2년, 울산CBS에서 1년, 경남CBS에서 1년 8개월, 그리고 다시 경남CBS에서 2년 8개월을 근무했습니다. 이미 CBS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었고, 특히 경남CBS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2019년 1월 당시 보도국장의 제안으로 2019년 4월부터 근무를 시작했고, 2021년 12월까지 2년 8개월 동안 경남CBS에서 근무했습니다.
초반에는 정규직 아나운서 1명과 함께 근무를 했는데, 정규직 아나운서가 퇴사하면서 2019년 7월부터 정규직 아나운서의 업무를 본격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제가 맡았던 업무는 첫 번째로, 라디오뉴스의 진행과 라디오 프로그램(음악프로그램과 설교편집, 교계뉴스 등 포함)의 제작 및 진행입니다. 두 번째는, 광고편성 업무입니다. 이 업무는 CBS내 제규정집에 편성팀 정규직의 업무로 규정돼 있습니다. 코바코와의 유기적인 업무 협조가 이뤄져야 하고, 전파관리소와 방송통신위원회, 캠페인을 의뢰한 공공기관 등 외부기관에 공문서를 발송해야 하며, 방송을 송출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하기에 정규직에게 주어지는 업무입니다. 세 번째는, 방송국 수익업무입니다.
BS의 경우 주요 수입원은 크게 광고와 교회 후원금 두 가지입니다. 광고시장이 침체되면서 각 지역 CBS는 교회 및 성도의 후원금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남CBS에서 일요일에 열리는 'CBSJOY4U' 등 경남CBS의 행사에 스태프로 참여했고, 지역교회 목사님으로부터 설교를 유치하는 방법으로 경남CBS에 수익을 냈습니다. 네 번째는, 정규직이 수행하는 행정업무입니다. 저는 3년마다 수행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재허가 서류작업, 조근근무표 작성, 공문 작성 등 정규직이 아니면 수행하지 않았을 부가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앞서 설명한 업무 중 첫 번째 업무를 제외한 나머지는 프리랜서 계약서에 명시된 업무를 넘어선 업무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용역단가가 책정돼 일한 만큼 용역대금을 지급받는 일반적인 프리랜서와 달리, 경남CBS로부터 월 165만원 상당의 수입을 2년 8개월 동안 매달 꾸준히 지급 받았습니다.
2021년 4월에 저는 프리랜서로 근속 2년을 넘겼고, 2021년 11월 17일 당시 총무국장으로부터 최초의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로부터 2주 뒤 당시 보도국장과 본부장에게 차례로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당시 보도국장은 해고 사유를 “서울 본사에서 2년을 넘긴 경우 법적 분쟁이 생길 경우를 우려해 해고한다.”고 설명했습니다.
2. 부당해고 구제신청 과정(2022년 01월~2022년 09월)
최초 2022년 2월 28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경남지노위는 5월 26일에 열렸던 초심에서 저를 근로자로 인정했습니다. ‘원직복직 시키고, 해고기간 지급했어야 할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가 판정의 요지였습니다. 그러나 CBS측은 7월 7일 경남지노위의 판정에 불복하고 중앙노동위에 재심을 신청했습니다. 재심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었던 CBS측은 2022년 9월 1일 ‘원직복직 시키겠다, 임금상당액도 지급하겠다’고 통보해왔습니다. 하지만 사측이 보내 온 복직명령서에는 ‘9월 30일자로 경남CBS로 원직복직하라’는 내용만 명시돼 있었습니다. 이에 법률대리인이 ‘보도제작국 아나운서로 원직복직 하라’는 문구를 추가해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사측은 ‘프리랜서로 근무했기 때문에 프리랜서로 원직복직한다’는 답변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9월 30일에 중앙노동위의 재심이 열렸으며, ‘초심을 유지한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법률대리인은 CBS가 행한 ‘프리랜서로의 복직’ 처분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상황을 알리고, ‘구제명령을 불이행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경남지노위는 ‘이행한 것으로 본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그리고 중앙노동위 역시 경남지노위의 판단과 같은 취지의 답변을 했습니다.
3. 복직 후(2022년 10월~2022년 12월 20일 현재)
경남지노위와 중앙노동위가 ‘구제명령 이행한 것으로 본다’는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동안 저는 10월 4일 경남CBS에 첫 출근을 했습니다. 출근 당일, ‘경남CBS 직원들은 최태경과 한 마디도 하지 말라.’는 서울 본사의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편성팀장으로부터 프리랜서 업무 분장을 받았고, 총무국장으로부터는 “프리랜서로 원직복직을 하는 것이니 근로계약서는 작성하지 않는다, 휴가도 최태경 씨를 대체할 프리랜서를 구하고 휴가를 가라.”고 지시를 받았습니다. 이후 여러 차례 근로계약서와 연차에 대한 질의를 했고, 총무국장은 “예전에 썼던 프리랜서 계약서를 연장하기 때문에 프리랜서 계약서도 작성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으며, 휴가의 경우 “최태경씨가 휴가를 가면 정규직 아나운서가 대체근무를 할 수 있으나, 정규직 아나운서가 휴가를 가면 최태경 씨가 대체근무를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지노위와 중노위에서 ‘근로자’로 인정했던 요소들을 없애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로, 해고 전 사용했던 지정좌석은 ‘프리랜서 공용 좌석’으로 바뀌었고, 제게 지급된 컴퓨터도 치워진 상태였습니다. 두 번째로,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 시 담당PD에게 결제를 받았는데, 결제절차를 없앴습니다. 세 번째로, 방송제작을 위해 관련 서류 등을 본부장, 선교국장, 편성팀장과 메신저를 통해 주고 받았는데, 서류함으로 대체됐습니다. 서류함에 관련 서류를 두면 제가 수거하는 형태로 바꿔서 업무 지시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했습니다. 네 번째로, 경남CBS 홈페이지에 글쓰기를 차단당했습니다. 다섯 번째로, 각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받았습니다. 각서의 내용은 ‘아침 9시에 열리는 직원예배는 최태경 씨 본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것 역시 최태경 씨가 의도적으로 근무하는 것이다.’라는 내용에 동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저는 11월 10일 서울CBS 앞에서 ‘꼼수 원직복직을 규탄한다, 정규직 아나운서로 원직복직 시키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라’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기자회견 이후 CBS는 그동안 쓰던 ‘아나운서’라는 직함을 쓰지 못하게 했고, 실제로 11월 29일 방송부터 ‘아나운서’라는 명칭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CBCS측은 정작 ‘정규직 아나운서로의 원직복직, 근로계약서 작성’ 등의 요구사항에는 어떤 답변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4. 마무리
저는 지난 2년 8개월, 아니 CBS에서 근무했던 7년 4개월 동안 늘 ‘CBS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 해왔습니다. 때문에 회사에서 지시하는 모든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고, 저의 업무 숙련도와 성실함을 인정받아서 부산CBS에서 울산CBS로, 울산CBS에서 경남CBS로, 경남CBS를 퇴사한 이후에 다시 경남CBS에서 근무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CBS측은 ‘법적 분쟁이 우려된다’며 저를 해고했고, 경남지노위와 중앙노동위의 판정도 무시하며 ‘프리랜서 복직’이라는 반쪽짜리 복직을 이행했습니다. 여기에 경남지노위와 중앙노동위는 사측이 판정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형태로 구제명령을 이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행한 것으로 본다’는 안일한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이에 저는 비정규직 방송노동자들의 ‘노동자성 인정’ 판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쁜 선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 CBS와 노동위를 상대로 투쟁에 나서게 됐습니다.
노동위에 요구합니다. 최근 방송사들은 노동위로부터 ‘비정규직 방송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판정이 이어지자, 꼼수 원직복직을 일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방송사가 성실히 구제명령을 이행했는지 철저하게 살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노동위의 판정 취지에 반하는 편법적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제재를 가해야 할 것입니다.
CBS에 요구합니다. CBS는 정론직필, 정의공론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언론사입니다. 저는 언론사는 이제 ‘공정보도’만으로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방송 제작과정에서부터 공정하며, 정의를 구현한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언론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봅니다. CBS는 이제라도 보도와 방송제작 과정에서부터 정의와 공정을 실천하기 바랍니다. 그것이야말로 CBS가 ‘정론직필, 정의공론’의 가치를 실현하는 길일 것입니다.
[보도자료]
12월 20일, 더불어민주당 이병훈‧전용기 의원실과 공동으로
방송‧미디어 노동자의 권리 외면하는
노동청, 노동위, 검찰을 고발하는 국회 토론회 개최
- 경남CBS, KBS 드라마 제작현장… 여전히 반복되는 방송계 ‘무늬만 프리랜서’
- 노동 행정기관의 조치를 왜곡하는 방송사, 이를 방관하기에 바쁜 노동 행정기관의 실태
- “노동청의 ‘민사로 해결하라’는 대응은 책임을 회피하는 명백한 직무유기
-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기획과 최충운 사무관, 토론회에서
“경남CBS 최태경 아나운서 ‘프리랜서로 복직’의 문제점 노동위 전달 할 것”
“진정 사건, 고의성 여부와 관계없이 근로자 구제가 우선되어야”
“고소·고발 사건, 고의성 논란 없도록 방송노동자의 근로자성 현장 인식 강화 할 것” 약속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외 10개 단체는 2022년 12월 20일 (화)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병훈‧전용기 의원실과 공동으로 ‘방송 노동자들의 외침, 외면하고 회피하는 노동청, 노동위, 검찰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해당 토론회에서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김유경 돌꽃노동법률사무소 대표노무사는 발제를 통해 형식상으로는 프리랜서로 계약을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노동자로서 근무하는 ‘무늬만 프리랜서’ 방송노동자들이 법률투쟁을 통해 노동자성을 인정받거나 승소하는 사례가 늘어날수록 사용자들의 비정상적인 대응도 심해지고 있음을 폭로했다. 동시에 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와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를 통해 연속적으로 노동자성을 인정 받았지만 회사는 ‘프리랜서로 복직’하도록 하고 중노위가 이러한 행태를 용인하며 여전히 투쟁을 지속하고 있는 경남CBS 최태경 아나운서의 사례를 언급하며, 방송사들이 노동 행정기관의 엄연한 행정 조치를 무시/왜곡하고, 노동 행정기관이 제대로 된 시정조치에 나서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의 문제점을 고발했다. 김유경 노무사는 또한 노동청의 성의 없는 행정 종결 통보 남발이 취약한 지위에 있는 방송 노동자들에게 끼치는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 지에 대해서도 논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강은희 변호사는 2021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된 KBS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해 ‘고의성 없음’을 이유로 불기소 송치한 노동청, 검찰의 문제점을 짚었다. 뒤이어 열린 토론에서도 해당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되었다. 권리찾기유니온 하은성 노무사는 진정 사건에서 시정 지시를 내리지 않고 고의성을 이유로 행정 종결로 사안을 마무리하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뒤이어 법률사무소 현명 권호현 대표변호사는 노동자가 노동분쟁을 민사로 해결할 때 돈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근로감독관이 존재하는 것인데 ‘민사로 해결하라’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본 토론회에서 비판받은 노동청, 노동위, 검찰이 방송 노동자의 권리를 제대로 경청하지 않고 외면하는 행태에 대해 토론자로 현장에 참석한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기획과 최충운 사무관은 고용노동부가 2018년부터 노동자성을 인정한 노동자들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2023년부터 근로계약 체결 관행이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방송사들이 ‘프리랜서로 복직’시키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답습하지 않도록 노동위와의 확인절차를 통해 개선하고, 진정과 고소 고발 사건을 판단하는 데 ‘고의성’여부가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방송‧미디어 제작 현장의 가장 첨예한 쟁점과 문제들을 여러 사례를 통해 드러내고 법률가들이 법리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요목조목 짚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방송‧미디어 노동자들이 표면적으로는 프리랜서로 계약을 하더라도 실제 판단 결과 노동자성을 인정받는 사례는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 지역의 노동위와 노동청에서는 과거의 규정과 관행 등에 갇혀 현실과 맞지 않는 판단을 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방송‧미디어 노동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서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짓밟는 방송사, 제작사들의 꼼수와 비정상적인 행태를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진단과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했다.
고용노동부 산하의 각 지역별 노동위원회, 노동청은 법리에 의해 심판하는 법원과 달리 처음부터 약자인 노동자의 권리 구제를 위해, 노동법의 원리 위에서 작동하는 기관이다. 이번 토론회는 고용노동부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자리였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를 비롯해 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체한 단체들은 이번 토론회에서 고용노동부 사무관이 직접 약속한 경남CBS의 비정상적인 원직 복직에 대한 개선, 진정 및 고소고발 사건에서의 고의성 없음으로 인한 행정종결의 남발 금지 등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는지, 고용노동부의 논의가 의미있게 진전되는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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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가짜 3.3 노동자의 날" 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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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3.3 기념식] 답사② : 최우정(프로축구단 유소년감독)
[가짜3.3 기념식] 답사⑤ : 김인식(삼성화재애니카지부)
[가짜3.3 기념식] 답사⑦ : 최우영(한국마루노동조합)
[가짜3.3 기념식] 법률구제 응원상 : 한국마루노동조합
[가짜3.3 기념식] 현장활동 응원상 : 최태경(경남CBS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