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가짜 3.3 노동자의 날" 기념식
가짜 3.3 당사자 공동답사
최우영(한국마루노동조합 위원장)
먼저 이렇게 가짜 3.3 노동자의 날을 맞이하여 기념식 행사를 함께 준비하고,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 행사가 우리의 기념식 잔치이니 행사 주인공의 하나로서 답사를 요청받았고, 좀 쑥스럽지만 차분하게 덕담으로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33일째 임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착잡한 심경에 분노를 숨기기 어렵습니다. 이놈의 마루현장은 오른 손이 마비될 정도로 일을 했으면 주기로 한 돈은 어떻게든 줘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저는 아파트현장에서 마루를 시공하는 노동자입니다. 사측의 장난질로 한 달에 며칠은 근로자로 또 며칠은 가짜3.3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노동자입니다.
노동자들의 고용형태가 정규직·비정규직으로 나뉘더니, 이제는 플랫폼·특고·프리랜서 등등 별의별 이름으로 불리며 수많은 노동자들이 노동법과 근로기준법의 차별지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마루시공 현장에서는 현재 건설사, 마루회사, 불법하도급업체, 관리자 등 그 누구도 자신들이 노동법상 책임을 져야할 사용자가 아니라며 회피하고 있고, 결국 우리 마루노동자들은 유령 취급당하고 있습니다. 취약한 노동자를 보호하려고 만들었다는 근로기준법이 오히려 근로차별법이 되어버렸습니다.
3.3프로 사업소득을 떼이는 프리랜서 노동자? 대한민국 노동현실에서 이런 직업이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으나, 아파트 건설현장의 정해진 구역에서 정해진 시간 내에 작업공정 절차대로 반드시 시공작업을 해야 하는 우리 마루노동자들이 노동자가 아니면, 대체 어떻게 일을 해야 노동자로 인정한다는 것인가요? 아파트 마루시공 현장의 수천 명 노동자들 비롯해 근로기준법 없이 힘들게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천만 명에 달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합니까? 먹고 살기 위해 온몸으로 버티면서 꾹 참고 일해 온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까?
전태일 열사가 외친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외침을 반세기가 지난 이 순간에 우리가 목 터지게 외치고 있습니다. 너무나 참담합니다. 더 이상 당하면서 살 수는 없어서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불합리와 불공정, 불법에 맞서서 함께 투쟁하고 있습니다.
가짜 3.3 마루노동자의 조직인 저희 한국마루노동조합도 대한민국의 모든 노동자가 근로차별법이 아닌 근로기준법의 주인이 되기 위해 투쟁할 것입니다. 뻔한 인사말이 아니라 투쟁의 결의가 되어버린 것에 대해 널리 양해해주십시오.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오늘 기념식을 함께 만들어주신 동지들께 거듭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노동자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싸우겠습니다. 노동자의 이름조차 빼앗긴 모든 이들과 연대하며 기필코 함께 승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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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가짜 3.3 노동자의 날" 기념식
현장사진 + 발언문 + 영상 보러가기
[가짜3.3 기념식] 답사② : 최우정(프로축구단 유소년감독)
[가짜3.3 기념식] 답사⑤ : 김인식(삼성화재애니카지부)
[가짜3.3 기념식] 답사⑦ : 최우영(한국마루노동조합)
[가짜3.3 기념식] 법률구제 응원상 : 한국마루노동조합
[가짜3.3 기념식] 현장활동 응원상 : 최태경(경남CBS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