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권리를 내 이익과
바꾸길 원하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5인미만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주입니다. 제가 이렇게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발언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현재 노동법에 적힌 단 한 줄, ' 이 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만 적용한다'. 이 문장 때문에 이 땅 노동자들이 얼마나 많은 어려움 속에서 자신의 권리를 찾지 못하고 살고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5인 미만 사업장 사업주들이 사업을 하면서 정작 힘든 것은 내가 고용한 노동자들에게 그들의 당연한 권리인 최저임금을 주고, 연월차를 주고, 연장근로와 휴일근로에 대한 수당을 주고, 4대보험을 들어 주는 것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그들에게 지급한다고 해서 우리가 지금보다 더 힘들어 질것이라며 함께 일하는 그들과 우리를 더 이상 나누지 말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남의 권리를 침범하며 우리 이익을 추구하는 그런 파렴치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누구의 권리를 나의 이익과 바꾸길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와 함께 일하는 노동자들은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서로 의지하며 지금껏 살아왔고 앞으로도 함께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더 이상 갈라치기 하지 마십시오. 그런 오명은 치욕스럽습니다.
소상공인들이 온몸으로 피를 흘리며 목숨을 걸고 지켜온 코로나19 방역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는 K방역은 결국 우리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온 몸으로 막은 겁니다. 지금 이 상황에 오늘부터 사업을 포기한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렇게 오늘 그만 두면, 당장 내일부터 5인미만 사업장 사업주도 5인미만 사업장 노동자가 되는 겁니다. 우리가 다릅니까?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의 처지는 같고 같은 편입니다. 그들의 권리는 우리의 권리이기도 합니다. 정말 우리 5인미만 사업장 사업주를 당신들이 노동법에 예외 조항을 둘 정도로 위한다면 우리와 처지가 다를 것 없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빼앗는 방법 말고, 임대료를 정책으로 지원해 주십시오. 카드 수수료를 낮춰 주십시오. 부가세를 부과율을 정책으로 낮춰 주십시오. 고용할 수 있게 각종 4대보험을 정부에서 일정부분 지원해 주십시오. 정부 지원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상생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우리가 힘든 것은 노동자에게 주는 각종 수당과, 연월차 때문이 아닙니다. 살인적인 임대료, 카드 수수료, 감당하기 힘든 부가세율입니다. 그런데 왜 누가 우리를 나누고 대결하게 만드는 겁니까? 누가 누구의 권리를 짓밟는 극복이 얼마나 잔인하고 더러운 짓입니까, 그런 것은 이제 끝냅시다. 그 미개함을 이제 끝냅시다.
5인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에 대하여 고용노동부가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법 준수 가능성'과 '근로조건 실태'를 이유로 조금 더 논의해보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누구를 위한 논의입니까? 근로조건 실태가 열악하다면, 노동자를 차별속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권리를 보장해야 할 것입니다. 법을 준수할 가능성이 낮다면,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줘야 할 것입니다. 만약 우리를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그저 방패막이로,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미루는 변명거리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5인미만 사업장에 실제 도움이 되는 정책으로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그 한 줄, '5인이상 사업장에만 적용' 이 한 줄을 없애 1950년도가 아닌 2022년 오늘을 삽시다. 모든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권리찾기 성토대장정>은 근로기준법을 빼앗긴 사람들이 차별지대 현장을 연결하며 “일하는사람누구나 근로기준법” 입법운동을 펼쳐나가는 길입니다. 성토대장정 1차(1월19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참여한 안이지님(동대문 의류업, 5인미만 사업장 사업주)의 발언문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기사로 담았습니다.
[권리찾기성토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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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토대장정] ① “가짜5인미만 사업장에서 나오니 또 5인미만”
[성토대장정] ① 카드뉴스|근로기준법을 빼앗긴 사람들의 대선메시지
[성토대장정] ② 가짜 5인미만 사업장 확산에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5인미만 법적용 제외
[뉴스브리핑] 권리찾기 성토대장정 1차(대선메시지)+2차(중대재해처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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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토대장정] ① 안이지(동대문 의류업, 5인미만 사업장 사업주)
[성토대장정] ① 신영석(가짜 5인미만 C형, ㅇ종합시설관리 아파트경비원)
[성토대장정] ② 김민정(ㅎ재해예방전문지도기관 사무직)
[성토대장정] ② 김상은(가짜 5인미만 사업장 3차 공동고발 당사자, 잡지사)
[성토대장정] ② 이미소 노무사(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성토대장정] ② 하태승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 헌법소원 청구인단)
[성토대장정] ② 하은성 정책실장(입법추진단 기획팀장)
[성토대장정] ②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할 권리마저 빼앗긴 노동자들”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입장발표
글
안이지
(동대문 의류업, 5인미만 사업장 사업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