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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판대] ② 부당해고 구제절차 중 법인을 쪼개어 가짜 5인 미만으로 위장한 사례 | 칼럼

  • 유현수
  • 2021-04-30 17:55
  • 9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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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다’라는 말에는 단순히 무언가를 둘 이상으로 나누는 것 외에도 ‘시간이나 돈 따위를 아낀다’는 의미가 있다. 즉, 쪼개는 행위를 통해 여러 기회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쪼개기’는 사용자가 노동자의 권리 향유를 방해하는 차원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오늘은 해고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해 5인 미만 사업으로 회사를 쪼갠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사업은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위장하기 위해 회사를 분할하는 과정에서 새로이 사무실을 임대하거나, 기존에 근무하던 노동자들의 퇴직금 등 금품을 청산하는 방식까지 동원했다. 

 

 

 

노동자는 경영상 이유로 정리해고(1차 해고)를 당했다가 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으나, 복직 ‘2분’ 만에 해고를 통보(2차 해고)받았다. 사용자는 1차 해고 이후 사업을 쪼개어 독립된 3개의 법인을 만들었고, 이에 따라 2차 해고가 행해진 시점에는 5인 미만 사업장이라고 주장하였다. 

 

사용자는 장기간 매출 정체 등을 극복하기 위해 회사를 분할하여 혁신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며, 분할 법인들은 더 이상 사용자의 사업과 무관한 사업체라고 주장하였다. 법인들이 각자 사업자 등록을 하였고,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각자의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장소적 독립성이 있으며, 각 법인의 노동자들을 따로 4대보험에 가입시키는 등 인사·노무관리를 독립적으로 하고 있고, 각자의 계좌를 통해 재무·회계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리찾기유니온은 ①분할 법인들에 독립성이 없기 때문에 사용자의 사업과 각 법인을 하나의 사업으로 보아야 하며, ② 이에 따라 위 사업에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여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였다.

 

 

 

 

각 법인들을 하나의 사업으로 보기 위해서는 신설 법인들이 실체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했다. 분할 법인의 대표들은 애초에 사용자 사업의 노동자들이었고, 태생부터 독립성을 갖기 어려운 구조였다. 권리찾기유니온은 분할 법인들이 장소, 인사·노무관리, 재무·회계 모두에서 독립성을 갖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첫째, 장소적 독립성이다. 분할 법인이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고, 사용자의 사업이 각 법인의 사무실 임대료 및 근로자 임금상당액에 상응하는 운영비를 지급하고 있어 장소적 독립성을 결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둘째, 인사·노무관리의 독립성이다. 분할 법인이 독자적으로 노동자를 채용하지 않았고, 사용자가 1차 부당해고 구제신청 심문 당시 분할 법인의 노무·경리업무를 총괄, 지원하고 있다고 진술한 점, 홈페이지상 조직도가 전혀 수정되지 않고 유지 중인 점, 분할 이후에도 채용 사이트에 사용자 사업의 이름으로 채용공고를 내고 있다는 점, 사용자 사업의 노동자가 분할된 법인에 파견되어 지시·감독을 받고 있다는 점, 신설 법인의 노동자들은 사용자 사업에서 형식상 퇴사 후 입사의 방식으로 이직하여 기존 노동자들을 양수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세 법인의 인사·노무관리가 통합적으로 운영되었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재무·회계의 독립성이다. 사용자가 용역비로 지급하였다는 금품의 산정근거가 불명확하며, 실질이 각 법인의 운영비로 사용되고 있다고 보았다. 또한, 신설 법인의 정착을 위해 사용자가 사비를 들여가며 초기자금을 지원할 이유가 없고, 사용자가 분할 법인의 지분을 모두 가지고 있음을 들어 세 법인이 재무·회계의 독립성이 없음을 제시하였다. 
 

 

 

 

 

각 사업을 하나의 사업으로 볼 수 있다면, 다음 문제는 2차 해고가 정당한가에 있었다. 사용자는 이 사건 노동자의 높은 연봉을 감당할 수 없고, 노동자에게 맡길 업무가 존재하지 않아 해고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용자가 제출한 임금대장에 따르면, 이 사건 사업의 노동자 중 3명이 해고를 당한 노동자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었고, 노동자를 해고한 바로 다음 날 새로 다른 노동자를 채용하였다는 점에서 경영상 위기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보았다. 결국, 이 사건은 해고기간 임금상당액보다 높은 금액에 합의하는 것으로 화해종결되었다. 

 

궁극적인 문제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근로기준법 제11조에 있다. 근로기준법 제11조는 사용자들에게 가짜 5인미만 사업을 만들도록 유인하고 있다. 이 사건 사업만 해도 법인을 장소적으로 분리하고, 새로이 사업자 등록을 하며, 기존 노동자들의 금품을 청산하면서까지 사업을 쪼갤 이익이 존재했던 것이다. 이렇듯 상시 근로자 수로 노동자의 권리를 좌우하는 법 규정은 ‘진짜’ 5인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을 차별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이 ‘가짜’ 5인미만 사업장을 만들도록 유혹하여 5인 이상 사업장의 노동자들의 권리까지 침해하고 있다. 

 

권리찾기유니온은 당사자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오늘날까지 80여개의 사업장에 대해 고발·근로감독청원·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진행했다. 실제로는 5인 이상이 근무하는데 형식적으로 사업을 쪼개 가산수당이나 연차휴가를 받지 못하거나, 부당하게 해고를 당했지만 어떻게 다투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권리찾기유니온을 찾아주시길 바란다. (상담 전화 070-4634-1917)

 

 

 

글·그림

유현수

권리찾기유니온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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