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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발언대] #일하는사람_모두의권리 : ⑧수리아재(1인기업대표·프리랜서) | 알림

  • 초코
  • 2020-04-14 16:16
  • 20,377회


*4월 8일, <#일하는사람_모두의권리 진짜뉴스 시민발언대>에서 발언해주신 분들의 소중한 이야기를 세상에 공유하기 위해 그 내용을 기록했습니다. 여덟 번째 발언은 자신을 1인기업 대표이자 프리랜서로 소개해주신 수리아재(김일수)님의 이야기입니다 ...<권유하다> 



반갑습니다. 일하는 사람 모두의 권리 발언을 하게 된, 1인 기업 수리아재 대표이자 프리랜서 노동자인 김일수라고 합니다. 잠깐 제 얘기를 말씀드리자면요. 대기업을 퇴사하고 IT업계에서 20년을 근무했습니다. 그러다가 6년 전, 마흔여덟 살에 IT 직장에서 해고되었습니다. 다시 IT 기업에 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나도 있고 하니까요. 졸지에 ‘백수 아빠’가 되었습니다.


백세 시대에 쉰 살이 되던 해에 저는 사회적으로 ‘루저’가 되었습니다. 패배자가 되어, 굉장히 힘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뿐만이 아닙니다. 동시대에 대기업이나 좋은 직장 다니다가 갑자기 퇴사해서 궁지로 몰린 사람들 대부분이 저와 같은 시간을 보냈을 겁니다. 다행히도 제 아내가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최소한의 생계는 유지했습니다. 이직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직업에 도전을 네 번이나 했습니다. 4년 동안 이직을 4번 했어요. ‘프로 전직러’ 아니냐는 말도 들었는데요, 그 중엔 제가 창업을 했다가 실패한 경험도 포함됩니다.


그렇게 네 번을 이직하고 겨우 안착한 게 ‘프리랜서’라고 하는 채용코치입니다. 겉만 뻔지르르한 ‘헤드헌터’라고 합니다. 이 일이 돈을 잘 벌 때는 벌지만, 대부분의 헤드헌터는 굉장히 불안정하고 경제적으로 힘든 삶을 살고 있습니다. 고정급여도 없고요. 그렇다보니 겉으로는 화려해보여도 실상은 힘듭니다.


‘더 늦기 전에 직업을 하나 더 가져야겠다.’ 생각을 해서 평생 쓸 손기술을 배우기로 결심했습니다. 6개월 동안 열심히 해서 전기기능사에 도전, 합격했습니다. 두 번은 떨어졌지만요. 어렵게 국가자격증을 땄습니다. 그런데 또 나와 보니, 제가 실무경험도 없고, ‘노가다’를 뛰어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그런 저를 받아주는 직장이 없었습니다.


벼랑 끝에 내몰린 제가 부득이하게 수리아재라는, 저 혼자뿐인 기업을 창업했습니다. 창업할 당시에 자본금이 없어서 아들 대학 등록금을 몰래 빌려서 다마스 한 대 샀습니다. 다마스에 사다리와 공구를 넣고 돌아다니면서 일주일에 2~3회는 전기랑 조명 설치 일을 했습니다. 남은 한 3일은 헤드헌터 일도 했고요.


지나 반년 동안 현장에서 감전도 많이 당했고 서러운 일도 많이 겪었습니다. 그래도 차츰 기술력을 쌓았습니다. 덕분에 올봄에는 생존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수리아재 일이 거의 안 들어오더군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분위기가 침체되다 보니 수리아재로는 굶은 게 두 달째입니다. 헤드헌터 일, 프리랜서 일이 있어서 조금 하고는 있습니다만, 프리랜서 하고 있는 회사도 3월 들어서면서 인력 채용을 안 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힘드니까요. 일거리가 한 50% 이상 줄었습니다. 정말 막막합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대한민국 정부가 빠르게 대응하는 것, 국민이 높은 시민의식을 가지고 함께 대응하는 걸 보았습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고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보건 방역 분야가 아닌, 소외받는 모든 노동자를 위한 ‘진정한 선진국가’인가는 의문입니다.


정부와 정당들은 총선을 앞두고 열심히 떠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 각종 경제정책을 우후죽순 발표합니다. 과연 그 정책이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우리같이 제도권 밖에 있는 취약한 노동자들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입니다. 고용보험 혜택과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여기 모인 노동자의 생존 대책은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우리는 생생히 기억합니다. 칼바람 부는 광화문 광장에서 무너져 내리는 대한민국을 바로세우기 위해 촛불을 들었습니다. 목청껏 ‘적폐청산’을 외쳤습니다. 그날의 함성이 아직도 또렷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에겐 바뀐 게 없습니다. 코로나19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는 선진국 대한민국, 절대 가난한 정부가 아닙니다. 균등한 공적 생계지원이 조속히 실현될 수 있도록, 발언 마지막은 구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우리도 국민이다! 생존자금 지급하라!”

“코로나19 방역하듯 철저하게 분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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