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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발언대] #일하는사람_모두의권리 : ⑦한기석(대리운전) | 알림

  • 초코
  • 2020-04-13 15:11
  • 22,249회
*4월 8일, <#일하는사람_모두의권리 진짜뉴스 시민발언대>에서 발언해주신 분들의 소중한 이야기를 세상에 공유하기 위해 그 내용을 기록했습니다.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자, 그 중에서도 ‘플랫폼 노동자.’ 일곱 번째 발언은 대리운전 기사이신 한기석님의 이야기입니다 ...<권유하다> 



안녕하세요? 저 멀리 경기도 광주에서 왔습니다. 반갑습니다. 한기석입니다.


제가 대리운전을 한 지는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최근 들어 많은 언론에서 ‘플랫폼 노동의 대표주자’로 대리운전 기사를 언급하곤 합니다. 많은 언론에서 대리운전 기사들의 열악한 노동현실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우리 처지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사장도 아닌데 사장 소리를 듣는 노동자’인 우리는 유령일까요, 노동자일까요? 이런 이야기들이 우리 사이에서도 많이 오갑니다.


하지만 재작년 서울시에서 노동조합 필증이 나오면서 전국적으로 10여 군데가 노동조합 필증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직접적인 노·사 교섭을 진행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부산지역 노동조합에서 대리운전 업체와 교섭을 하려 했더니, 거꾸로 그 업체에서 노동조합에 소송을 걸었습니다. “대리운전 기사가 어떻게 노동자냐!”라고 하면서요. 소송 결과, 법원은 ‘대리운전 기사는 노동자다’라는 판결을 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대리운전 기사들이 교섭을 지속적으로 요구해도 업체는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리운전 기사들이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해 5년 전부터 금융감독원과 국회의사당 앞에서 단식도 했습니다. 고용노동지청 앞에서 집회도 많이 했어요. 이런 노력의 결과로 최근 들어 산재보험은 어느 정도 가입이 되고 있습니다만, 이것도 일부 대리운전 기사에게만 해당되는 얘깁니다. 산재보험 가입이 안 되는 이유는 업체가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자기들 소득이 탄로날 까봐.


이렇다보니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대리운전 기사들은 사고가 나면 개인 보험 보상으로 다 처리하고 있습니다. 보험료가 1년에 100만 원에서 200만 원까지 합니다. 너무나 부담이 되어서, 스스로 마지막 보루였던 대리운전 기사 일을 그만두고 자살하는 경우까지 종종 있었어요.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일거리가 너무 많이 줄었습니다. 거의 70%가 줄었어요. 이전에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일하시는 분들이 저녁에 대리운전을 하면서 수입을 보충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젠 회사에서 ‘만약 너희들이 회사 일 말고 다른 일 하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 받으면, 너희에게 모든 책임을 묻겠다’라고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러니 그 분들은 이제 대리운전 일 아예 못 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저희는 정부, 지역, 노동부에 마스크 지급을 계속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대리운전 기사들은 마스크 지급 대상에서도 제외되었어요. 노동부가 아직도 대리운전 기사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교보사거리에서, 새벽 2시부터 4시까지 ‘우리 스스로 우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조직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문제는 우리 스스로 단합하고 연대해서 싸워 해결한다는 의식을 확대해보고자 하는 마음에 오늘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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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사람_모두의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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