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공유하기

김칫국부터 미리 마시기 2편

  • iron
  • 2020-04-01 17:56
  • 4,395회

재작년이었나 보다. 제주 인권기행에서 만나 친해진 지인이 오늘 사무실로 찾아와 사진 수업을 해주었다. 원래는 주말에 카페에서 이론을 익히고 근처 궁 나들이를 가서 실제 촬영을 할 계획이었다

근데 이 친구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최근 두 달 동안 수입이 없었단다. 주말에 돌잔치 사진촬영이라도 나가야 한다며 평일 찾아가는 교육을 제안하고 친히 왕림해 주었다.

 

사실 지난 9월에 오로라를 보러 캐나다로 떠나기 며칠 전에도 이 친구를 급하게 만났었다.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인 오로라를 보는 숙원을 성취하며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서였다. 만나서 밤하늘의 오로라를 찍을 수 있는 설정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다 들은 뒤의 판단은. ... 뭐냐... 그냥 친구가 적절히 세팅해주는 대로 떠나서 아무것도 만지지 않고 찍기를 선택했다. 삼각대까지 빌려 가서 무사촬영을 했고. 친구는 보정까지 해서 건네주었다.

 

권유하다사무실에 자원 활동을 나오곤 있지만 할 줄 아는 게 별로 아니, 거의 없어서 행사 때 사진이라도 찍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얼마 전 친구를 떠올렸다

몇 년 전에 사진의 대가가 마을로 이사를 왔을 때. 기회를 활용하려고 내가 마을에서 사람들 모아 사진반을 열었다. 물론 나도 사진 수업을 신청했다. 그리곤 수업에 번번이 빠졌다. 남은 것은 사놓고 사용하지 않은 사진기.

그러니 오늘은 고이 모셔두었던 사진기의 외출 날이기도 한 셈이다. 9월에 캐나다 하고도 옐로나이프에서 콧바람을 쐬고는 내내 가방 안에서 영원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을 사진기도 퍽 기쁠 듯하다.

 

오후 2. 친구와 근처 카페로 가서 1시간 이론을 익혔다. 실내에선 S 모드로 찍는다. 실외에선 A 모드로 바꿔준다. 셔터 스피드는, 아이에스오는, 조리개 값은 불라불라~. 그리곤 야외 실사 20여 분. 사무실로 돌아와 컴퓨터에 연결해서 사진 상태도 확인했다

 

음하하하 이렇게 두어 시간 만에 사진 찍기 기초의 기초를 마스터했다고나 할까. 이제 사진을 찍기만 하면 늘어날 기량이 대기중이라고. 늘 그렇듯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오래전 줌마네워크숍에서 일회용 사진기로 사진을 찍고 인화해서 평가를 듣는 시간이 있었다. 강사가 나를 콕 집어 감각이 뛰어나다고 칭찬해 주었다. 앞서 얘기한, 마을로 이사 온 대가도 스무 장 정도 찍은 숙제를 보고 탐이 나는 사람이라고 격찬해주었다. 이런 기억을 모아 모아서 전진하면 된다.

 

앞으로 사진 찍기의 심화편 교육은 오늘부터 사무실에서 파견활동을 시작한 김소연 동지에게 부탁하면 될 듯도 하다. 영상편집이 특기라니 적절 스승을 가까이 모시게 됐다고 혼자서 생각한다.

 

오후 6. 책을 읽으며 기다려준 친구와 첫 활동을 시작한 김소연 동지랑 저녁을 먹으러 가려 한다. 친구에겐 수강료에 더해서, 소연 동지에겐 환영의 마음을 담아서 밥과 술을 쏴야겠다. 다음에 친구에게 보정 수업까지 들으면 나도 장차 사진 예술가. 우히히 랄라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