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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믿음

  • iron
  • 2020-03-06 17:00
  • 2,900회

권리찾기 유니온 권유하다에서 자원활동을 시작했다.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은 많은 사람이 싸우고 피 흘려 얻어낸 것이니 고맙고. 난 한 게 없이 편안하게 살았으니 미안하고. 언제나 미안함이, 때로는 고마움이 내 움직임의 동인이 된다.

 

조금 더 열심히 살아보려고 자원했다. 근데 능력이 없다. 3월 활동을 앞두고 엑셀이란 것도 처음 배워봤다. 같이 사는 공동체주택 2명의 엄마에게 각 1시간씩 기본을 익혔다. 웹자보 만드는 것은 망고보드를 깔고, 동영상 수업을 들으면 된다는 정보도 접했다. 다른 엄마에게 피피티 수업도 청해 놓았다. 한데 막상 사무실에 나와 보니 그런 기초로는 보탬이 되기가 어렵다.

 

집행위원장인 정진우 님, 사무국장인 강은하 님, 영상담당인 이산하 님. 모두 고수이고 전문가며 능력자다. 할 줄 아는 것 없는 쉰한 살의 시작이 암울하다. 책상은 있고 컴퓨터까지 구비해 주셨지만 내게 요청하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게 빠르고 편한 상황일 테니 말이다.

그래도 곁에서 배우고 익히며 손 보태다 보면 어느샌가 나도 내가 꿈꾸어온 인재 활동가가 되어있을 거라 믿는다. 

 

권유하다 사무실 찾아오던 길. 첫날엔 길치답게 손에 지도 앱을 켠 전화기를 들고 어리바리 찾아왔다면. 두 번째 날엔 전화기 없이 여기였나 저기였나 두리번두리번 찾아왔고. 세 번째 날부턴 둘러보지 않고 확신과 자신에 차서 걸어왔으며. 요즘엔 딴생각을 해도 발이 알아서 날 이끄는 길이 됐다. 

 

그런 것처럼. 내 결심대로 의지대로 하루하루 걷는 걸음이 시나브로 활동가의 길에 닿아있지 않을까. 아주 오래오래 전에 삼양라면 공장에 들어갔다가 해고되고 동료들에게 했던, 돌아가겠단 약속을 지키지 못했었다. 해고의 사유도 꾸며내고 해고의 절차도 지키지 않았지만, 민사소송의 결과는 판사 법복 바로 벗은 변호사를 기용한 삼양의 손을 들어주었고. 나는 이제 먼 길을 돌고 돌아 내 동료들 곁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운영위 참관하던 날 뒤풀이에서 누가 물었었다. 누가 권해서 왔는지. 권유한 사람 없는데 내가 자원해서 온 거라고 답했다. 그리고 옆에 앉아있던 한상균 대표께 이야기했다. 내게 권유한 사람은 없지만 앞으로 내가 권유하는 주체가 되겠다고

먼저 지인들에게 페이스북에서 권유하다 페이지 좋아요를 권유해야겠다.

  

 

댓글목록

iron님의 댓글

iron 작성일

네. '내일은 태양'이라는 마음으로.

나리님의 댓글

나리 작성일

오왕 자원활동가님 빠이팅 하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