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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이후 이틀간 쿠팡 부천센터엔 무슨 일이 | 현장

  • 이정호
  • 2020-06-1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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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노동자들이 부천신선센터 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한 달여 만에 입을 열었다. 쿠팡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이 쿠팡발 코로나19 피해노동자 모임을 결성해 1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피해 증언과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을 진행한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활동가는 “쿠팡발 피해노동자 모임이 만들어졌다. 지난달 23일 부천신선센터에서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뒤 25일까지 이틀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150명이 넘는 확진자가 생겼는지 쿠팡에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쿠팡 부천신선센터에서 계약직으로 일했던 ‘쿠팡 피해노동자 모임’ 고건 대표는 “쿠팡 부천신선센터 사태는 골든타임을 놓친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고건 대표는 쿠팡발로 수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는데도 “회사는 ‘질본의 조치를 따랐기에 해줄 게 없고 돌봄서비스는 할 수 있겠다’는 입장만 전달받았다”고 했다.

 


‘쿠팡 피해노동자 모임’ 결성 18일 기자회견


이다솜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노무사는 “쿠팡 부천신선센터에선 폐쇄된 공간에 1천 명 이상이 밀접 근무하는 가운데 방한복이 직원 수보다 적어 보호장구를 동료들과 돌려가며 입어야 했다. 식당도 식사시간을 조정하지 않아 한꺼번에 몰려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더구나 최초 확진자가 나온 뒤에도 이틀이나 더 영업을 해 노동자 안전은 무시됐다”고 지적했다.

 

 

[사진1]  이다솜 노무사(맨 왼쪽)가 쿠팡 피해노동자들로부터 전해들은 작업 공간의 방역법 위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정호


이다솜 노무사는 “쿠팡 피해 노동자들은 구로콜센터처럼 산재를 고려하고 있다”며 “대부분이 단기계약직인 이들은 건강도 잃고 생계도 잃을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류호정 의원은 “이번 쿠팡 사태는 우리 시대 불안정노동의 민낯을 잘 보여 준다.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진 부천물류센터에 일하는 노동자는 97% 이상이 일용직과 계약직 등 비정규직이었다. 3,790명 중 정규직 노동자는 98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쿠팡 피해노동자 모임은 부천신선센터 뿐 아니라 수도권 여러 곳의 쿠팡에서 일했던 노동자들로 구성됐다.

피해자들은 “쿠팡 물류센터는 기본적 방역 미비와 함께 확진자 발생 이후 제대로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축소하고 은폐하기 급급했다. 쿠팡은 소비자에겐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방역 부실과 피해 노동자에겐 사과하지 않고 있다”며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의 진정한 사과를 받아내고 노동자 권리를 찾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2]  쿠팡발 피해노동자 모임 고건 대표가 쿠팡 부천신선센터 작업 환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정호


지난달 25일부터 격리조치된 계약직 노동자 대부분이 3개월 계약직이라 이달 말로 계약이 만료되지만 쿠팡은 이들에게 어떤 공지나 조치도 없다. 물류업계는 쿠팡근무자를 채용하지 않는다는 안내가 돌고 있어 이들은 다른 물류회사 지원도 어려워 생계가 막막하다. 

 

 

글│사진

이정호

권유하다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