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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4.30 청년학생문화제...“우리는 노동으로 연결되어 있다” | 현장

  • 하은성
  • 2021-05-03 17:07
  • 6,455회

청년학생 20여 단위 공동주관으로 2년 만에 열린 노동절 전야제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 ‘능력주의 공정성 반대’ 등 평등과 연대의 목소리
청년·학생 노동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113주년 세계노동절을 하루 앞둔 4월 30일, LG트윈타워 앞에서는 청년학생들이 공동주관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노동절 전야제 또는 4.30 문화제라는 이름으로 2년 만에 개최된 행사다.

 

20여 단위, 200여명의 청년학생들이 자신들의 이름으로 하나의 대회를 열게 된 과정을 먼저 소개해본다. 작년 11월, 2020 전태일 50주기를 기념하기 위해 열린 <청년노동단체 공동포럼>에서는 청년·학생과 노동자운동의 새로운 결합을 모색해보자는 결의가 모아졌다. 이후, <대학, 노동자 권리찾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단위, <LG트윈타워 투쟁에 연대하는 청년·학생모임>에 참여한 구성원들이 모여 <청년·학생 노동운동네트워크(준)>를 결성하였다. 이를 주축으로 공정성 담론 등 청년 내 비정규직 차별 정당화 논리에 맞선 새로운 사회적 화두를 제시하는 <2021 함께살자 청년·학생 연대 실천단> 활동을 시작하였다.

 

<2021 함께살자 청년·학생 연대 실천단> 출처=스튜디오R

 

실천단은 3월 2일,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출범 기자회견에서 “재난과 차별을 넘어, 배제와 억압에 맞서 청년과 노동자의 연대로 나아갈 것” 이라고 선언하며 <희망을 찾는 서울 나들이>로 첫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후, LG트윈타워, 아시아나케이오, 코레일 네트웍스, 서울신용보증재단 콜센터, 건보공단 등 다양한 사업장 투쟁에 직접 연대하는 활동을 전개하였다. 부산 신라대학교 청소노동자와 KEC 구미지회 노동자를 만난 <신기한 스쿨버스>, 건강보험공단 콜센터 노동자와의 온라인 간담회는 청년학생들이 투쟁하는 노동자를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관계가 아니라 스스로 노동권을 찾아나가는 주체임을 부각시킨 기획이었다.

 

치열한 고민과 실천운동을 통해 쌓아나간 신뢰와 연대의 힘으로, 마침내 2년 여 만에 4.30문화제를 성사시키는 결실을 이루어냈다.

 

 

“우리는 노동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제목을 내건 이번 문화제는 5개의 소주제로 진행되었다. 1막은 코로나 19시대 청년 여성 집단해고, 2막은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 3막은 능력주의와 공정성 반대, 4막은 쫓겨난 이들의 연대로서 나를 위한 모두의 권리, 5막은 나의 삶과 불화하는 세상, 세대가 아닌 시대를 주제로 정하였다.

 

다양한 주제만큼 발언과 공연도 더욱 다채롭게 진행되었다. 1막에서 비정규직 당사자로 발언한 김소연님은 “아마 우리가 이 자리에서 모여 이야기 하는 것은 벽을 뚫는 이야기일 것”이라며, “기간제 계약직 이후에 언젠가는 정규직으로 일하게 된다는 ‘출구’를 기다리며 우리는 길을 잃었는지도 모르겠다.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를 논하기보다 인격적인 모습과 거리가 멀어진 노동환경에 대해 이야기해야만 한다.”고 힘주어 말하였다.

 

2막의 공연은 ‘그 쇳물 쓰지마라’를 다같이 배우고 부르는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시의 한 구절 한 구절을 되새기며, 하루에도 2명씩 사람이 죽어나가는 건설현장의 발언을 다시금 새겨보았다.

 

3막에서는 “평등 없이는 공정 없다”를 외치며, 상품화된 권리에 대하여 비판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노동의 상품화에 대하여 발언한 나주희님은 “오늘날 청년들은 주체적인 노동자를 꿈꾸지 못한다. 우리는 존엄한 노동을 바라고 고민할 틈이 없다.” 라고 자신의 권리를 찾지 못하는 노동 현실에 대하여 비판하였다. 이어 아동을 보육하고 교육하는 플랫폼에서 특수고용노동자로 일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저의 고용주가 될 학부모들에게 선택되기 위해 저를 구성하는 것들을 열거하고, 그 중 학부모들이 좋아할 만한 속성만을 뽑아 그럴듯한 이미지로 구성해 스스로를 상품으로 만들어야만 했다.”라고 상품화될 수밖에 없는 청년 플랫폼 노동자의 현실에 대하여 비판하였다.

 

이 날 문화제에는 136일간의 투쟁을 승리로 마무리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LG트윈타워분회, 아시나아케이오 해고노동자, 건강보험공단 콜센터 노동자와 같은 현장 노동자들도 함께 하였다. LG트윈타워분회 조합원들은 “동지를 믿고, 나를 믿고, 투쟁하여 승리했다!”를 외치며 LG 자본에 맞서 승리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발언 말미에는 ‘성공회대 노학연대 모임 가시’에서 꽃다발을 전해주기도 하였다.

 

장장 3시간에 걸쳐 진행된 문화제의 마무리는 결의문이다. 실천단 홍보팀장을 맡은 이주영님은 “우리는 노동으로 연결되어 있다. 노동으로 연결된 우리는 노동으로 연결된 세상을 만들 것이고, 노동으로 연결된 세상은 다시 우리를 연결시켜 줄 것이다. 세상이 우리를 버렸듯, 우리도 세상을 버린다. 대신 그 자리엔 연결된 우리가 있다. 오늘 그 세상이 출발한다. 새로운 시대를 시작한다.”고 함께 외치며 오늘 이 자리가 끝이 아닌 새로운 청년·학생 운동의 시작임을 선언했다. 

 

청년·학생과 노동자운동의 새로운 결합을 주창하며 시작한 이 운동의 주체들은 계속해서 더 큰 흐름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권리찾기유니온을 포함하여 10개의 단위가 모인 <청년·학생 노동운동 네트워크(가)>는 삶·노동·사회를 고민하는 청년과 학생들이 직접 교류하고 실천하는 <Union Summer & Action>을 방학 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노동 발굴단 : 숨은 노동 찾기’> 사업을 통해 대학 내 학생노동자들이 주어가 되는 당사자 권리찾기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교류의 축소·중단으로 삶과 노동을 고민하는 공간·관계·경험이 중단된 시대. 그래서 삶·노동·사회를 고민하는 청년·학생들이 직접 교류·소통·실천하는 시공간을 만들어내려는 도전이 너무도 소중한 시대다. 노동으로 연결하는 우리들의 권리찾기, 소중한 실천이 시작되었다.

 

 

 

하은성

권리찾기유니온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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